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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 저작권 침해에 강경해진 저작권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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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 저작권 침해에 강경해진 저작권자들
  • 우진영 기자
  • 승인 2023.06.19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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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법인 에이앤랩 신상민 변호사]
법무법인 에이앤랩 신상민 변호사

최근 소프트웨어(SW) 저작권침해로 속앓이를 하는 사장님들이 많다. 저작권자들에게는 변명으로 들리겠지만 엔지니어링 업황 부진으로 인해 라이선스를 갱신하지 못한 채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다 압수수색을 당한 경우가 늘고 있다.

특히 여러 명이 공유하는 네트워크 라이선스가 사라지고 싱글 라이선스(일종의 구독형)로 전환되고 있어, 선의의 피해자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소프트웨어 저작권침해 사건의 경우 합의금과 해당 소프트웨어 라이선스를 구입하는 것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문제는 카티아, 오토캐드, 솔리드웍스, 마스터캠 등 엔지니어링 소프트웨어의 경우 1카피당 수백에서 수천만원을 넘어가며, 합의금은 별개라는 점이다.

차량 전장업체의 A대표는 “저작권자의 법률대리인 측은 불법복제한 2카피 라이선스 비용에 연간 구독 서비스까지 구입할 것을 요구했으며, 여기에 추가로 2천만원의 합의금까지 지급할 것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A대표는 압수수색 이후 법률대리인과 직접 합의를 하려고 시도했으나, 오히려 긁어 부스럼이 되었다고 했다. 합의금액을 너무 낮춰서 불렀던 탓일 수도 있다. A대표는 형사고소를 하겠다는 연락을 받고서야 변호사를 찾았다.

이 회사는 수년 전 당해 소프트웨어를 정식 유통사를 통해 영구 라이선스를 구입했다. 하지만 실무자들의 착오로 다른 버전의 소프트웨어를 설치해서 사용하게 됐고, 이 부분이 그대로 저작권자 라이선스 서버에 남아 적발된 것이었다.

A대표는 소프트웨어는 앞으로도 계속 사용해야 하므로 정품을 구입할 의사는 있었다. 다만 실제 업무에 필요한 기능에 한정한 구독 서비스의 구매와 합의금 감액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이 사건을 수임한 뒤 저작권자 법률대리인과 협상테이블에 앉았다. 의뢰인이 사용하는 소프트웨어는 전체 패키지의 일부에 불과하니 라이선스 비용을 감액해줄 것을 요청했고, 이와 더불어 기존 고객사임을 감안하여 합의금 역시 낮춰달라고 의견을 전했다.

그런데 상대방 법률대리인은 흥미로운 이야기를 전해줬다. 그는 “예전과 상황이 많이 바뀌었다. 최근 저작권자들이 라이선스 비용은 물론이고 합의금을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절대 감액해주지 말라고 요청했다. 우리가 고객사를 설득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양해해달라”고 말했다.

과거 우리 법인이 수행한 수많은 판례와 함께 실제로 조사한 라이선스의 시장유통가 자료 등을 제시하며 라이선스 비용을 낮춰달라고 했고, 합의금 역시 ‘서로가 취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을 계산하여 역으로 제안을 하였다. 며칠 뒤 상대방 대리인은 우리 법인이 제안한 금액을 받아들이겠다는 내용의 메일을 보내왔다.

에이앤랩 측은 최근 저작권자들이 저작권침해에 대해 매우 강경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는 점, 기존 고객사일지라도 철저하게 저작권침해에 대한 책임을 묻는다는 것, 라이선스 비용이나 합의금 등의 추이를 정확하게 인지하지 못한 경우(혹은 전문변호사를 선임하지 않는 경우), 저작권자가 먼저 감액을 해주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두어야 한다고 전했다.

저작권침해를 한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고 이에 대한 배상도 반드시 이뤄져야 되나, 필요 이상으로 비용을 지불하거나 책임을 질 필요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