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거리두기의 종료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시간 제한이 사라진 번화가에서는 술잔을 기울이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경찰에서도 음주운전특별단속을 다음달 말까지 진행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습관처럼 술을 마시고 운전대를 잡는 사람이 많을 것으로 보여 우려스럽다.
음주운전 단속현장에서 종종 운전자와 경찰관 간 실랑이가 벌어진다. 호흡이 짧으니 더 세게 불라는 경찰관, 자신은 최선을 다해 불었다며 더 이상 불지 않겠다는 운전자. 경찰관의 요구에도 끝내 측정을 거부하다 경찰차를 타고 이동하는 모습 등이다.
위의 상황에서 운전자가 호흡 측정을 계속 거부하면 결국 채혈검사로 넘어가게 되는데, 일반적으로 체결검사는 호흡측정보다 음주수치가 더 정확하게 나오게 된다. 만약 음주측정거부로 채혈검사를 한 경우에는 음주운전은 물론이고 음주측정거부에 대한 처벌도 받을 수 있다.
‘음주측정거부가 뭐라고’라고 생각하기엔 최대 2000만원의 벌금형이 나오기도 하고, 자칫 경찰관과 드잡이질이라도 한 경우라면 벌금형에서 그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음주측정거부에 대한 처벌은 1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원 이상 2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으로 정해져 있다. 때문에 만일 혈중알코올농도가 운전면허 정지 수준에 해당한다면 음주측정에 응하여 음주운전으로 처벌되는 것보다 음주측정거부처벌을 받았을 때, 오히려 더욱 무거운 형벌을 받게 될 수 있는 셈이다.
혹자는 음주측정거부를 하는 이유로 ‘처벌수위가 낮을 것 같아서’라고 말한다. 음주수치가 측정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음주측정거부가 유리할 것 같지만 실제 법 적용에서는 오히려 불리하다.
일단, 형을 선고하는 과정에서 음주측정거부는 음주운전보다 중한 처벌을 받을 수 있고, 게다가 측정 거부과정에서 물리력을 행사하다간 공무집행방해죄 등이 더해질 수도 있다.
그뿐 아니다. 형사처벌 말고도 면허정지, 취소라는 행정처분까지 감안하면 음주측정 거부가 훨씬 불리하다. 음주운전은 혈중 알콜농도와 사고 정도에 따라 면허정지와 취소로 나뉜다. 통상 인명사고 없이 0.03 이상 0.08% 미만이면 면허정지에 해당하고, 혈중 알콜농도가 그보다 높더라도 운전이 가족 생계수단인지, 기타 참작할 사유가 있는지에 따라 취소가 정지로 감경될 수도 있다. 그러나 음주측정 거부의 경우에는 면허 취소가 정지로 감경되는 경우가 극히 드물다,
윤창호법 위헌으로 인해 음주운전과 음주측정거부에 대한 처벌이 감경되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천만의 말씀이다.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의 주된 취지는 가중처벌 대상이 되는 재범 음주운전에 있어 시간적 제한이 없어 책임과 형벌간 비례원칙에 위반된다는 것으로 ‘도로교통법 제148조의2 1항 중 ‘제44조 1항(음주운전금지)을 2회 이상 위반한 사람’에 관한 부분은 헌법에 위반된다‘는 부분위헌 형태로 나온 만큼 음주측정거부에는 헌재의 위헌 결정의 효력이 미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2회차 음주운전과는 별도로 음주측정거부는 여전히 가중 처벌 대상임을 기억해둘 필요가 있다. 특히 관련 사안 해결 시 변호사의 조력을 구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법무법인 에이앤랩은 교통음주전문 그룹을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