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재건축 둘러싼 법적 분쟁, 변호사와 알아보자
서울 소재 주요 아파트단지의 재건축이 안전진단 강화 등으로 인해 멈춰선 가운데 아파트 상가가 별도로 상가재건축을 추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상가재건축은 아파트재건축에 비해 규제가 덜한데다 사업성이 높아 이해당사자들의 의견을 모으기가 쉽기 때문이다.
아파트재건축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 적용되지만 상가재건축은 건축법의 적용을 받으며 안전진단 등 사전절차를 밟지 않고 상가 소유자들의 동의율이 80%가 넘으면 추진할 수 있다. 또한 상업 지역에 위치했다면 용적률을 최대 800%까지 확보할 수 있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상가 외의 주상복합아파트 건축도 가능해진다.
하지만 쉽게 생각해서 제대로 알아보지 않고 상가재건축을 주도했다가 법적 분쟁에 휘말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 특히 임차인이 있는 상태에서 상가재건축을 진행하려다가 권리금 등에 대한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물리적 충돌마저 일으키는 극단적인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YK부동산건설센터 장정훈 건설전문변호사는 “상가재건축으로 인해 임대인과 임차인 사이의 법적 분쟁이 불거진다면 그 이유는 크게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권과 권리금 문제 두 가지로 볼 수 있다.”고 정리했다.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은 임차인의 계약 갱신 요구권을 보호하기 위해 규정을 두고 있다. 상임법에 따르면 임차인이 임대차 기간이 만료되기 6개월~1개월 전 사이에 계약갱신을 요구할 경우, 임대인은 정당한 사유가 없이 이를 거절하지 못한다.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로 보장받을 수 있는 임대차 기간은 최대 5년이다. 그런데 상가재건축은 임대인이 임차인의 계약갱신 요구권을 거절할 수 있는 정당한 사유에 해당하며 상임법은 이를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장정훈 건설전문변호사는 “상가재건축이라는 이유만 대면 무조건 계약갱신요구를 거절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임대차계약 체결 당시에 임차인에게 상가재건축 계획을 구체적으로 밝힌 경우, 건물의 노후 등으로 인해 안전사고가 우려되는 경우, 다른 법령에 따라 재건축이 이루어지는 경우 등 제한된 상황에서만 인정된다. 이런 사정을 자세히 알지 못하고 상가재건축을 이유로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를 거절하면 법적으로 불리해질 수 있다.”고 전했다.
권리금은 임차인이 다른 임차인과 주고 받는 관행선 금전이기 때문에 임대인에게 직접적으로 보상을 강제하진 못한다. 다만 상임법에서는 임차인이 자신이 주선한 신규 임차인과 권리금 계약을 맺고 권리금을 지급받는 행위를 임대인이 방해하지 않을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이 의무를 저버릴 경우 손해배상책임을 지게 된다.
지금까지 판례에 따르면 상가재건축을 이유로 신규 임차인을 받지 않아 기존 임차인이 권리금을 받을 수 없게 되었을 때, 이러한 행위를 권리금 수수 방해행위로 보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상가재건축을 이유로 다음 임차인을 받지 않아 권리금을 받지 못하게 했던 건물주에 대해 대법원이 세입자의 권리금 회수를 보호해야 한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려 향후 유사한 판결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되는 상황이다.
이에 장정훈 건설전문변호사는 “법 규정이나 해석 방법이 갈수록 임차인의 권리를 보호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각 사안 별로 워낙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상가재건축을 고려하고 있거나 상가재건축으로 인한 문제에 직면했다면 법을 잘 알고 있는 전문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 사전에 법적 다툼이 발생할 여지를 최소화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