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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혁-금융보안 칼럼⑩] 이젠 남북합의 알고리즘에 평화 소프트웨어 탑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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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혁-금융보안 칼럼⑩] 이젠 남북합의 알고리즘에 평화 소프트웨어 탑재해야
  • 길민권 기자
  • 승인 2018.09.18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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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적 소통과 교류는 블록체인 기반 신뢰 구축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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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생고려국 일견금강산(願生高麗國 一見金剛山).
“고려에서 태어나 한번이라도 금강산을 한번 보는게 소원이다.”

중국 최고의 시인 소동파는 금강산 힐링 여행을 정말 꿈꾸었을까.

금강산 관광이 중단된 지 꼭 10년이 되었다. 그때까지 북한을 찾은 관광객은 200만 명에 다다랐다. 관광이 중단되면서 강원도 지역경제는 물론 민관 기업들의 경제적 손실액도 막대했다. 당시 국민들의 마음속 깊은 트라우마와 상실감은 아직도 치유되지 않고 있다.

평양 정상회담을 앞두고 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문을 열었다. 24시간 365일 대화와 소통이 가능한 사무소 개소식은 개성공단에서 열렸다. 이제 남과 북은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위한 다운타임 없는 하드웨어를 장착했다.

항공편과 고속버스, 기차 이용을 위한 철도와 도로 같은 통신망을 깔아야 한다. 그동안 남북회담장에는 정부와 문화계, 스포츠 인사들 위주로 수행단을 꾸렸다. 조만간 정보통신, 전자금융은 물론 보안업계도 공식 동행하길 기대해 본다. 이산가족도 상시적으로 만나고 대화할 수 있는 출입 계정들을 발급해줘야 한다. 정권이 바뀌고 정부가 변해도 공동연락사무소와 만남의 광장 같은 스토리지는 계속 증설해 나가야 한다.

정략적으로 통신회선을 끊거나 메모리를 지우고 데이터베이스 장애와 같은 돌발 상황이 재연 되서는 안 된다. 시스템이 효율적이고 안정적으로 유지되려면 이벤트성으로 몰려 사용하기 보다는 매일 로그인하여 프로세스를 체크하고 네트워크와 디스크를 점검해야 한다. 또한 미래 공동체 삶을 위한 애플리케이션 개발도 착수하여야 한다. 잘 준비된 하드웨어에 소수의 관리자만 이용하는 건 비효율적이다. 다양한 애플리케이션과 프로그램들이 탑재되어 빵빵한 시스템으로 업그레이드 하여야 한다. 이래야 많은 한민족 유저들이 핏줄과 뿌리를 찾고 화해 게시판과 통일 카페들을 건전하게 소통할 것이다.

한국전쟁의 휴전협정 장소가 개성이듯 종전 스위치를 켜고 평화 소프트웨어 개발 창고도 개성이길 바란다.

개성 지역의 호족이었던 왕건은 고려를 건국하면서 새로 궁궐을 짓고 개경이라는 도읍지로 정하였다 당시 정치적, 경제•문화적으로 중요한 서경(평양)과 동경(경주)와 함께 ‘삼경’으로 불렸으며 개경은 ‘황경’으로써 넘사벽 도시였다. 조선 태조 이성계가 한양으로 도읍지를 이전할 때까지 500여 년간 수도 역할은 물론 국제 상업의 중심지였다.

고려 궁궐인 만월대, 천문관찰을 위한 첨성대, 정몽주의 선죽교와 왕건릉, 박연폭포는 개성의 유적지이자 우리 민족의 유산이다. 고려 인삼의 원산지 개성은 외국 상인들과 사신들의 비즈니스 무대이자 조선시대까지 상업 중심지였다. 당시 송상으로 불렸던 개성상인은 현금과 어음거래는 물론 부기와 같은 장부정리가 뛰어난 상인집단이었다. 또한 신의와 상도를 바탕으로 탁월한 경영으로 전국을 무대로 활동하였다.

2005년 24개 기업으로 시작한 개성공단은 2016년 2월 공단폐쇄 직전까지 124개 업체, 5만명이 넘는 일자리와 월 600억원 생산규모로 성장하고 있었다. 남쪽의 철원과 문산을 겨냥한 북한의 군사적 요충지였던 개성은 남북화해의 상징으로 거듭났다. 우리 기업의 개성 진출은 사실상 휴전선을 북상시킨 셈이다.

이제 개성공단은 재가동되어야 한다. 올해 성사된 남북, 북미간 정상회담과 더불어 평화정착 경제교류 활성화에 중요한 무대이다. 멀지 않아 군사분계선을 철거하는 남북평화의 변곡점이 될 수 있다. 개성공단에서 처음 일하는 북한근로자가 받았던 월급여는 최저 70달러에 평균임금은 150달러이다. 북한 일반대학을 졸업하고 10년차 경력이면 월급이 3천5백원, 경력 5년이면 2천5백원 수준이지만 직종에 따른 임금 차별은 크지 않다. 개성공단에서 달러로 지급되는 월급은 환율을 감안하더라도 북한 전체 평균 임금에 비해 높은 편이다.

매년 사계절 한적함과 여유로움을 즐기기 위해 떠나는 여행지에는 북쪽은 없었다. 오래전 한때는 육로와 해로를 통한 북한 금강산 여행이 인기였다. 부모님이 가장 선호하는 여행지이자 학교 단체관광지도 금강산이었다. 남쪽 여행사에 발급해주는 아이디카드와 북쪽에서 발급해주는 신분증을 준비해야 출입이 가능했다. 대한민국 화폐는 통용되지 않았고 달러로 환전해야 했다. 여객선과 지정된 매점에서는 원화와 카드결제도 가능했다.

과거 개성공단에서 일하기 위해서는 통일부에서 발행하는 방문증명서와 차량 통행증를 발급받아야 출입이 가능하다. 거기에다 북한 땅을 밟기 위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서 발행하는 증명서가 별도로 있어야 한다. 북한에서 발행하는 장기체류등록증과 운수수단등록증 그리고 별도의 운전면허증을 발급 받아야 한다. 임시번호판도 주기적으로 교체해서 부착하여야 한다.

행정기관에서 발급해준 신분증을 서로 믿지 않고 복잡하고 비효율적 행정업무를 감당해야 했다. 분단된 국가의 지정학적 통치구조와 양립된 중앙집권적 행정은 당장 해결하기 어려운 딜레마이다. 상호 신뢰가 형성되지 못한 이질적인 행정시스템에 이제 블록체인 카드를 꺼내야 한다.

통합된 인증체계와 신분증 관리, 거래기록들은 개성특구에서 탈중앙화된 디지털 인증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암호화된 전자서명을 담은 인증서를 분산원장 네트워크에 보관하고 공유하는 블록체인 기술은 불필요한 절차와 추가적인 전산예산을 줄여줄 것이다.

개성공단을 포함한 남북공동연락사무소와 편의점, 식당 등에서 결제하는 화폐와 신용카드 대신 지역화폐 발행도 검토 가능한 시점이다. 북한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달러에 대한 불투명성을 제거하고 환전수수료와 부정확한 사용처에 대한 혼선을 줄이기 위해 개성코인의 적정성을 평가해 봐야 한다.

모든 국가 경제의 심장은 금융이다. 금융의 혈맥이 원활해지기 위해서는 소비와 생산을 이어주는 신용화폐와 같은 지급결제 수단이 필수적이다. 이미 지급결제 수단은 디지털화되고 전자결제가 보편화된지 오래다. 북한의 개성이나 금강산 이외의 지역까지 지급결제 수단의 불편함을 연장할 필요는 없다. 통일된 남북한 법정화폐까지는 멀더라도 지역화폐를 이용한 실험은 핀테크 입장에서는 훌륭한 규제 샌드박스이자 테스트베드이다.

인구 2천5백만명, 350여종이 넘는 풍부한 천연자원을 보유한 북한과 눈부신 신기술과 인프라를 보유한 남한을 이어주는 가교는 블록체인의 신뢰 네트워크에서 꽃을 피울 수 있다.

2018년 남과 북은 서로의 눈높이를 맞추고 있지만 마음을 진정 받아들이기 까지 긴 여정이 필요하다. 기회는 많지 않다. 힘들어도 포기하지 않는 꿋꿋함이 필요한 시기이다.

▲ 김정혁 링카코리아 부대표.
▲ 김정혁 링카코리아 부대표.
※필자. 김정혁 데일리시큐 금융전문 객원기자
현 한국블록체인협회 자문위원 겸 자율규제위원, 링카코리아 부대표, 지란지교시큐리티 고문, 한패스 감사. 전 한국은행 전자금융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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