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법인 에이앤랩 조건명 변호사] 이달 초 재계를 담당하는 기자들과 상당히 많은 시간을 할애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화두는 최태원 SK그룹(SK주식회사)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소송 1심 선고였다. ‘이혼전문변호사의 입장에서 선고가 어떻게 나올 것인가’에 대한 질문이 대부분이었는데, 구체적인 사정을 잘 알 수 없었기에 “최 회장이 보유한 주식이 특유재산으로 인정받을 것인지 여부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는 일반적인 이야기를 건낼 뿐이었다.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 사건의 쟁점은 최 회장이 보유한 SK그룹 주식(지분)이 특유재산인지 부부가 공동으로 이룩한 부부공동재산인지 여부에 있었다. 최 회장은 상속받은 현금으로 SK계열사의 지분을 매입했고, 이는 지금의 SK그룹의 지분이 됐다. 사실상 상속받은 것으로 최 회장의 특유재산이라는 것이 최 회장측의 주장이고, 노 관장은 최 회장이 보유한 SK그룹의 주식은 혼인관계 중 자신이 그 주식을 형성 및 유지하는 것에 도움을 주었기 때문이므로 재산분할의 대상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이렇게 판단했다. 지난 6일 서울가정법원은 노 관장이 SK그룹 주식 형성과 유지, 가치 상승 등에 실질적으로 기여했다고 보기 어려워 재산분할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보았다. 다만 34년에 이르는 혼인 기간과 재산 형성 경위 등을 따져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현금 665억원을 지급하라고 주문했다.
결국 최 회장이 보유한 SK그룹 주식은 특유재산이므로 재산분할의 대상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이처럼 특유재산은 원칙적으로 재산분할의 대상이 될 수 없다. 다만 배우자가 물려받은 재산을 유지하고 증가하기 위해 자신의 노력이 들어갔다면, 그 재산은 부부공동재산이라고 할 수 있어 기여도를 평가받아 분할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위 사건에서 가정법원도 ‘실질적으로 기여했다고 보기 어려워’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가령 남편의 부모님이 물려준 토지를 아내가 용도변경한 뒤 건물을 올려 수입이 생긴 경우, 토지를 물려받은 것은 남편이지만, 아내가 노력해 재산증식에 기여를 했으므로 가치가 증가한 부분에 대해서는 재산분할을 청구할 수 있는 것이다.
사실 이런 경우가 아니더라도 일반적인 이혼 사건에서는 5년 이상의 혼인기간이 지난 경우라면 혼인 성립 시에는 특유재산이었던 재산도 이후부터는 부부의 공동재산으로 보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당 법인이 수행한 사건 중에서 혼인기간이 10년이 넘는 부부가 이혼을 하기로 했는데, 남편이 혼인 성립 시에 매입하여 온 남편명의의 아파트를 부부공동재산에 포함시켰고, 우리 의뢰인은 전업주부로 수입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부부공동재산의 50% 이상의 재산을 분할받은 사례도 있다. 전업주부로 경제활동을 하지 않았어도 배우자가 경제활동을 하기 위해 조력한 것, 자녀를 양육한 것 등이 부부공동재산을 유지하는 것에 대한 기여도로 인정받은 것이다.
정리하자면 부부일방 명의여서 특유재산이라고 보일지라도, 혼인기간, 유지하는 것에 대한 실질적기여 여부 등 사안에 따라서는 부부공동재산으로 보아 재산분할의 대상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이혼을 하겠다고 마음먹었더라도, 귀책사유, 재산분할, 양육권 등에 있어서 그 기준이 무엇인지 냉정하고 정확하게 판단하여야 한다. 이혼전문변호사가 이런 부분에 있어서 명확한 해답을 내어줄 수 있다.
‘헤어질결심’만으로는 ‘내몫’을 찾을 수 없다.
★정보보안 대표 미디어 데일리시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