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8년 9월 음주운전차량에 사고를 당한 22살 청년 윤창호씨는 뇌사상태에 빠졌다가 결국 숨졌다. 안타까운 소식이 알려지자, 음주운전 처벌을 강화하여야 한다는 여론이 들끓었고, 이에 국회는 두 차례 이상 음주운전을 한 자를 가중처벌하는 내용으로 도로교통법을 개정하였고, ‘윤창호법’이라고 불리는 이 법률은 2018년 12월 7일 국회를 통과해 2019년 6월 25일부터 시행되었다.
기존에는 삼진아웃이라고 불리며 3회 이상의 음주운전을 범한 경우 가중처벌되었지만, ‘윤창호법’의 시행으로 2회 이상의 음주운전을 한 경우에는 2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이나 1천만 원 이상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며 가중처벌을 받아왔다.
헌법재판소는 2021년 11월 25일 위와 같이 2회 이상의 음주운전자를 가중처벌하는 구 도로교통법 제148조의2 제1항에 대해서 재판관 7:2의 의견으로 헌법에 위반된다는 결정을 선고하였다.
헌법재판소는 과거 위반 전력 등과 관련하여 아무런 제한을 두지 않고 죄질이 비교적 가벼운 재범 음주운전행위까지 일률적으로 법정형의 하한인 징역 2년, 벌금 1천만 원을 기준으로 가중처벌하도록 것은 책임과 형벌사이의 비례성을 인정할 수 없다고 보아 헌법에 위반된다고 판단한 것이다.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범죄 전력이 있음에도 다시 범행한 경우 재범인 후범에 대하여 가중된 행위 책임을 인정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아무런 시간적 제한없이 무제한 후범을 가중처벌하는 예는 찾기 어렵고, 공소시효나 형의 실효를 인정하는 취지에도 부합하지 않으므로, 심판대상 조항은 예컨대 10년 이상의 세월이 지난 과거 위반행위를 근거로 재범으로 분류되는 음주운전 행위자에 대해서는 책임에 비해 과도한 형벌을 규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2회 이상 음주운전을 한 경우라도 죄질을 일률적으로 평가할 수 없고 과거 위반 전력, 혈중알코올농도 수준, 운전한 차량의 종류에 비추어, 교통안전 등 보호법익에 미치는 위험 정도가 비교적 낮은 유형의 재범 음주운전 행위가 있을 수 있으나, 심판대상 조항은 법정형의 하한을 징역 2년, 벌금 1천만 원으로 정하여 비난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고 죄질이 비교적 가벼운 행위까지 지나치게 엄히 처벌하도록 하고 있으므로, 책임과 형벌 사이의 비례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과거 위 법조항을 적용받아 재판이 확정되어 가중처벌을 받은 자들의 구제책은 무엇일까.
헌법재판소법 제47조 제2항은 '위헌으로 결정된 법률 또는 법률의 조항은 그 결정이 있는 날로부터 효력을 상실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만, 헌법재판소법 제47조 제2항에서는 형벌에 관한 법률 또는 법률의 조항에 위헌결정이 난 경우 그 조항은 소급해 효력을 상실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과거 합헌이었던 형벌조항으로 처벌받은 피고인들도 위헌결정의 소급효로 인해 재심을 청구할 수 있다.
즉, 형벌조항에 의해 과거 유죄의 확정판결을 받았던 사람들은 그 형벌조항에 대해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이 있었다고 하여 바로 권리나 법적 지위가 변경되는 것이 아니고, 헌법재판소법 제47조 제4항에 근거하여 법원에 재심을 청구하고 그 재판에서 선고를 통해 실질적인 법적 지위의 변경이 생긴다.
따라서 해당 법조항을 적용받아 판결이 확정되어 가중처벌 받은 2회 이상의 음주운전자들 역시 형 집행이 면제되거나 종료될 것이며, 형 집행이 완료된 경우에는 재심 청구가 가능하고, 재심을 통하여 가중처벌을 규정한 해당 법조항이 아닌 일반 음주운전 처벌조항을 적용받아 감형받을 수 있을 것이다.
현재 해당 법조항을 적용해 공소가 제기된 사건들의 경우 일반 음주운전 처벌 조항 등으로 적용법조를 바꾸는 식의 공소장 변경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참고로 헌법재판소가 이날 위헌 결정을 내린 대상 법령은 2018년 12월 24일 개정된 뒤부터 2020년 6월 9일 다시 개정되기 전까지의 도로교통법 148조의2 제1항이다. 이 법은 현행법은 아니지만, 음주운전과 음주 측정 거부의 범죄 행위를 2차례 이상 저지른 사람을 가중처벌한다는 내용은 현행법과 유사하다. 헌법재판소가 위헌으로 결정한 법조항이 위헌 결정 이전에 이미 개정됐으나 용어만 바뀌었을 뿐 내용이 동일하다면 구(舊) 법에 대한 위헌결정의 효력은 개정법에도 미친다는 것이 대법원의 입장이므로, 현행법에 의해 가중처벌 받은 음주운전 2회 이상 위반자 역시 구제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반복적인 음주운전 금지규정 위반행위에 대한 가중처벌을 규정하는 도로교통법 조항에 대하여 헌번재판소가 처음으로 위헌 여부를 판단한 사건으로, 사법기관 및 수사기관에서는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에 따라 기소·재판·형집행 등의 사건 단계별로 위헌결정의 효력을 어떻게 적용할지를 국민들에게 널리 알려 혼선을 줄일 필요가 있겠다.
[글. 법무법인 에이앤랩 조건명 변호사]